*예전에 n행시북에 실었던 짧은 단편입니다. 남희신과 강만음은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이 달랐다. 남희신은 육류보다 채소를 더 즐겨 먹었으며 강만음은 채소보다 육류를 더 즐겨 먹었다. 남희신은 음식의 간이 심심한 것을 선호했으며 강만음은 간이 조금 센 것을 선호했다. 남희신은 그 다름이 썩 기꺼웠다. 강만음이 즐겨 먹지 않은 것을 대신 먹어줄 수 있는 것이 썩...
바로 여행길에 오를 생각이었으나 강만음은 열흘이 지나서야 떠날 수 있었다. 어깨 부상이 제법 크기도 했고 삼야가 사라진 방식이 특이했기 때문이다. 현장에 남아있던 수사들의 증언에 의하면 남희신과 강만음이 탈출에 성공하자마자 개굴, 개굴, 개굴 세 번 운 뒤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졌는데, 신기한 점은 삼야가 사라진 자리에 몽화초가 생겼다는...
*트위터에 올렸던 짧은 단문이자 n행시북에 실었던 짧은 글입니다. 만음 씨. 음성메시지는 그렇게 시작됐다. 강만음은 젖은 머리를 털어내며 소파에 앉아 잔잔하고, 단단한 그리고 다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나긋하여 듣기 좋던 목소리는 끝이 약간 갈라져 있었다. 울었나. 강만음은 젖은 수건을 테이블에 던져두고 한숨을 쉬었다. 만음 씨. 그렇게 저를 ...
n행시북에 실었던 뮤마라 외전입니다. 희열이 느껴졌다. 아무리 불러도 진척이 없었는데 드디어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온 것이다. 노래에 음이라는 것을 불어넣을 수 있자 그렇게 심장이 뛸 수 없었다. 같은 음에 그치거나 삑사리가 나거나 급격히 음을 내려야 했던 시절에서 드디어 걸음마를 시작한 수준이었지만 괜찮았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반에서 조금 더 나아갔으...
꿈을 꿨다. 강만음과 함께 들판을 걷는 꿈이었다. 유채꽃과 달맞이꽃 국화꽃과 민들레가 뒤섞인 들판이었다. 계절을 가늠할 수 없는 꽃들 사이를 걸으며 강만음은 행복한 듯 웃고 있었다. 웃음소리에 꽃향기가 묻어 남희신에게로 왔다. 편안했다. 좋았다. 아. 이런 꿈이라면 언제든 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았다. 손을 잡으면 어깨에 기대오는 강만음이 낯설면서...
봄이 두려웠다. 남희신은 봄이 두려웠다. 흩날리는 꽃잎 사이를 걸으며 산책하는 일은 여전히 즐거웠으나 즐겁고 행복한 만큼 두려웠다. 남희신을 두려움에 잠기게 한 시간은 이틀이었다. 이틀 내내 남희신은 두려웠다. 꽃잎 아래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당장이라도 강만음을 데리고 오고 싶은데. 당신은 아래서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것일까. 무슨 일을 겪기에 ...
봄을 부르는 방법을 아십니까. 겨울 끝자락이었다.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게 느껴졌고 모두 봄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봄은 모든 계절의 첫 단추이며 한 해의 시작. 그 시작을 앞두고 듣는 질문은 다시 겨울을 불러들일 수 있을 만큼 건조하고 시리고 비어있었다. 남희신은 가만히 강만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겨우내 앓고 있는 터라 강만음의 몸은 많이 상해 있었다...
강만음이 좋았다. 밀어내도 좋았다. 무심한 눈길로 보아도 온도없는 다정함으로 등을 토닥거려도 좋았다. 아마 강만음이 욕설을 뱉어도 모질게 대해도 이 마음은 좋다며 아우성일 것이다. 연정이란 이토록 질기고 끔찍한 면모가 있었다. 당신도 그랬을까.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남희신은 작게 중얼거렸다. 당신에게도 연정이란 이런 것이었을까. 오늘처럼 강만음의 무릎을 ...
강만음은. 남희신을 연모했다. 언제부터였냐는 질문을 듣는다면 도리어 강만음이 묻고 싶었다. 나는 언제부터 남희신을 사모한 것이냐고. 허나 그것을 궁금해할 사람은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심지어 그 고백을 들은 당사자도 궁금해하지 않으니 말이다. 강만음은 영력으로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은 목련을 본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
1. 강마늠...말은 험하게 하는데 공자시절 연애편지 대필해줘서 용돈벌이 했으면 좋겠다. 용돈이 부족한 건 아니었는데 그냥 재미로 시작했음 좋겠다. 어...강만음 양손잡인데 왼손 쓰는 거 싫어해서 왼손으로 대필하는 걸로...아는 시도 많고 아무튼 연애 편지 대필로 제법 짭짤하게 돈 벌었으면.. 그리고 그 강만음이 쓴 편지를 남히신이 받는거지 풋풋하고 서툰데...
1. 남희신은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다. 가문을 위해 끝내야 했던 폐관이라는 이름의 방황과 도망. 가문을 위해 이를 악물고 현실을 버티고 있었으나 속에서부터 무언가가 무너지고 망가지고 있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도망가고 싶으십니까." 마음이 복잡하니 검이 거칠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종주가 들었고 종주가 모두 물러가라 하여 조용한 연무장. 뜻밖의 목소리가...
1. 하룻밤 사고로 덜컥 임신을 한 텟징...한참을 고민하다가 남희신에게 사실을 고하고 제법 덤덤한 얼굴로 "아이가 태어나면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십시오. 그 이상은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 텟징이 혼인을 입에 올리지 않는 이유는 남희신이 5년을 만난 연인이 있기 때문이었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이유는 텟징이 남희신을 연모한지 제법 되었기때문. 미련한 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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